영화 소개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의 원작은 연극 <이>로 2005년 12월 29일에 개봉하였습니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연산군이 집권하던 시대의 광대들을 주인공으로 했으며 광대들과 연산군 사이의 권력과 사랑, 우정을 다룬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영화로 손꼽힙니다. 집중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와 매력 있는 캐릭터 그리고 광대들의 놀라운 재주까지, 전 세계의 시청자들을 매혹시켰으며 한국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줄거리(스포일러 포함)
15세기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풍자극과 줄타기가 특기인 두 명의 광대, 장생과 공길이 조정의 정치적 음모에 얽히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그들의 사실적이면서도 풍자스런 연기가 폭군 연산군을 불쾌하게 했고, 그들은 목숨을 걸고 왕과 그의 궁인들 앞에서 광대극을 벌이게 됩니다. 이들의 공연이 흡족했던 왕은 광대들을 궁 안으로 들여 거처와 희락원을 마련해 줍니다. 하지만 중신들은 광대들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이를 감지한 왕은 중신 중 한 명을 형벌에 처하게 합니다. 연이은 광대극에서 왕이 후궁에게 사약을 내리는 연기를 했고 그 자리에서 왕은 후궁들을 칼로 베어 죽입니다. 공연을 할 때마다 피바다로 물드는 궁이 싫어진 장생은 공길에게 궁을 떠나자고 하지만 공길은 장생을 따르지 않습니다. 그 사이 왕에게 반발한 중신들이 광대를 쫓아내기 위해 계략을 꾸미고 왕의 관심을 광대들에게 뺏겼다는 질투심에 싸여 은밀한 음모를 꾸미는 이야기입니다.
주요 등장인물
장생(감우성)
감우성이 연기한 장생은 진정한 예술가를 꿈꾸는 재능 있고 대담한 성격을 가진 광대입니다. 곱슬곱슬한 장발에 수염은 덥수룩하고, 누더기 같은 옷을 걸쳐 입고 입가에는 흉터도 있는 거친 인상을 주는 그는 동료 광대인 공길을 매우 아끼는 인물로 그려진다.
공길(이준기)
공길은 가녀리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여성스럽고 여린 외모를 가진 남성 광대로 그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으로 동료인 장생과 관직에 오른 대감, 그리고 왕인 연산군까지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언뜻 보면 여자로 착각할 정도의 수려한 미모를 가져 광대극에서는 여성 역할을 주로 맡습니다.
연산군(정진영)
조선의 폭군, 연산군은 변덕과 욕망이 가득하고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과 같은 광기를 가진 인물입니다. 공길에 대한 그의 집착이 결국 모든 비극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일으킵니다.
장녹수(강성연)
연산군을 꾀어내는 지략으로 안위를 누르고 있는 연산군의 후궁으로 공길이 연산군의 관심을 뺏어가자 공길을 경계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결말 해석
1) 연산군이 자신의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우울해하고 분노로 가득 차 있을 때 중신들은 부패해 가고 백성들은 삶이 피폐해졌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연산군의 감정을 광대들을 통해 연극 안에서만 표출하느냐 밖에서도 표출하느냐를 두고 심리적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 이 영화는 ;한국적인 오방색을 활용하여 ;그들의 모습과 상황을 묘사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의상이 빨간색인 광대들에 반해 연산군과 중신들은 그의 보색인 남색을 사용하여 그들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 마지막 광대극을 하는 장면에서 장생과 공길은 줄을 함께 타며 말을 주고받고 부채를 던지며 줄에서 뛰어오르는 모습으로 마무리되는데 이는 두 사람이 다시 태어나도 광대로 태어나겠다는 이야기와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객 평가
영화 <왕의 남자>는 비극으로 시작해 비극으로 끝나는 우아하면서 강렬한 영화로 평가받습니다. 천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로 관객과 비평가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영화가 개봉되었던 당시로서도, 현재 지금의 현대사회에서도 대중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소재인 '동성애'를 담은 이야기에도 천만 관객 영화를 기록했다는 것은 큰 가치를 지닙니다. 특히 장생과 공길의 묘사가 깊이와 감정적 울림을 선사하여 찬사를 얻었으며 연산군을 연기한 정진영의 연기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영화의 배경 설정부터 전반적인 내용이 다소 우울한 경향이 있지만 이 영화에서 묘사된 연산군은 애정결핍과 광기가 어우러져 동정심을 유발합니다. 또한 영화의 결말이 해피 엔딩이 아닌 열린 결말의 새드 엔딩이라 가슴을 더 울립니다.